오라클 주가, AI 클라우드 성장에도 저평가됐을까? RPO·CAPEX·FCF로 분석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오라클을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데이터베이스와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Oracle Cloud Infrastructure, 즉 OCI의 성장 속도가 기업 전체 실적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적을 직접 확인해보니 한 가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매출과 계약잔고는 빠르게 늘고 있는데, 동시에 데이터센터 투자비도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히 “AI 수혜주인가”를 보는 대신 RPO, CAPEX, FCF를 중심으로 오라클의 성장이 실제 기업가치로 얼마나 연결되고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오라클의 성장 속도부터 달라졌습니다
오라클이 발표한 FY2027 1분기 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은 193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습니다.
그중 클라우드 매출은 116억 달러로 62% 증가했고, 핵심인 OCI 인프라 매출은 74억 달러로 무려 121% 성장했습니다. 반면 기존 소프트웨어 매출은 55억 달러로 3% 감소했습니다.
숫자를 놓고 보면 사업의 중심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항목 | FY2026 Q1 | FY2027 Q1 | 변화 |
|---|---|---|---|
| 전체 매출 | 149억 달러 | 193억 달러 | +30% |
| 클라우드 매출 | 72억 달러 | 116억 달러 | +62% |
| OCI 매출 | 약 33억 달러 | 74억 달러 | +121% |
| GAAP 영업이익 | 43억 달러 | 67억 달러 | +57% |
제가 계산해보면 GAAP 영업이익률 역시 약 28.9%에서 34.7%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단순히 매출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는 수익성도 함께 개선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가장 먼저 본 숫자는 RPO 6,640억 달러였습니다
오라클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매출보다 RPO였습니다.
RPO(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는 이미 고객과 계약했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합니다.
FY2026 1분기 오라클의 RPO는 약 4,550억 달러였는데 최신 분기에는 6,640억 달러까지 증가했습니다. 1년 동안 약 2,090억 달러가 추가된 셈입니다.
특히 이번 분기에만 300억 달러가 넘는 AI 클라우드 계약을 새로 확보했습니다.
오라클은 AI 학습과 추론용 클라우드 수요가 공급 가능한 용량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RPO 6,640억 달러를 단순히 “앞으로 벌 매출 6,640억 달러”라고 해석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계약 기간이 수년에 걸쳐 있고 실제 매출 인식 시점도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숫자가 의미 있다고 봅니다.
FY2026 오라클 전체 매출이 674억 달러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 확보된 계약 규모 자체가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오라클을 볼 때는 신규 계약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보다 RPO가 실제 OCI 매출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문제는 CAPEX입니다
성장 숫자만 보면 상당히 강하지만, 여기에서 오라클 투자의 가장 큰 고민이 시작됩니다.
AI 클라우드를 제공하려면 GPU만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전력 설비까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합니다.
FY2026 오라클의 연간 CAPEX는 약 557억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FY2027 1분기 CAPEX만 이미 285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제가 계산해보면 한 분기 CAPEX가 이전 회계연도 전체 CAPEX의 약 51%에 해당합니다.
이 정도면 오라클을 과거의 소프트웨어 기업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일반적으로 적은 설비투자로 높은 현금흐름을 만드는 구조가 장점이지만, 현재 오라클은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확대하면서 점점 더 자본집약적인 사업 구조를 갖게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업현금흐름은 급증했는데 FCF는 마이너스입니다
이 부분이 이번 분석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점입니다.
오라클의 FY2027 1분기 영업현금흐름은 약 231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4% 증가했습니다.
본업에서 현금을 만들어내는 능력 자체는 크게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CAPEX가 약 285억 달러 들어가면서 FCF는 약 -54억 달러가 됐습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FCF = 영업현금흐름 – CAPEX
231억 달러 – 285억 달러 = 약 -54억 달러입니다.
FY2026 전체 FCF 역시 약 -237억 달러였습니다.
따라서 현재 오라클의 핵심 질문은 “AI 클라우드가 성장하느냐”가 아닙니다.
이미 성장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OCI 매출과 영업현금흐름 증가 속도가 앞으로 CAPEX 증가 속도를 넘어설 수 있느냐입니다.
이 시점이 와야 지금의 대규모 AI 투자가 실제 잉여현금흐름 증가로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대규모 투자는 결국 자금조달 문제로 연결됩니다
오라클은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상당한 외부 자금도 조달하고 있습니다.
FY2026에는 부채로 430억 달러, 주식 발행으로 50억 달러를 조달했고, FY2027에도 약 4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조달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최신 분기에는 ATM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200억 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발행했습니다.
주주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부채가 증가하면 이자비용이 올라갈 수 있고, 신규 주식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AI 계약을 오라클이 직접 자금조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형 AI 계약 가운데 일부는 고객이 GPU 구매 비용을 선지급하거나 GPU 자체를 공급하는 구조입니다. FY2026 말 기준 이런 고객 선지급·고객 제공 하드웨어 규모가 약 750억 달러까지 늘었습니다.
결국 계약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도 향후 오라클의 현금흐름을 판단할 때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그렇다면 오라클은 저평가됐을까?
예약 발행하는 글인 만큼 특정 날짜 주가를 기준으로 PER을 고정하지 않고, 오라클이 제시한 FY2027 non-GAAP EPS 가이던스 8.10달러를 기준으로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 오라클 주가 가정 | FY2027 예상 EPS 기준 PER |
|---|---|
| 200달러 | 약 24.7배 |
| 250달러 | 약 30.9배 |
| 300달러 | 약 37.0배 |
| 350달러 | 약 43.2배 |
이렇게 보면 판단 기준이 조금 명확해집니다.
오라클이 과거처럼 완만하게 성장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라면 높은 PER을 정당화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OCI가 세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RPO가 실제 매출로 빠르게 전환된다면 오라클의 성장률 자체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회사는 FY2027 전체 매출을 최소 900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FY2026 매출 674억 달러와 비교하면 상당한 증가입니다.
반대로 주가가 높은 이익배수를 받고 있는데 FCF 적자가 장기간 이어지고 추가 주식 발행이나 부채 조달까지 계속된다면 저평가라고 보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오라클을 단순한 PER 저평가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오히려 높은 AI 성장에 투자하는 대신 대규모 CAPEX와 현금흐름 위험을 함께 감수해야 하는 성장주에 더 가깝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숫자는 세 가지입니다
오라클을 계속 관찰한다면 저는 RPO 규모 자체보다 RPO의 매출 전환 속도, OCI 성장률과 CAPEX 증가 속도의 차이, 그리고 FCF가 언제 다시 플러스로 전환되는지를 우선 확인할 생각입니다.
RPO가 계속 늘어도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면 주주에게 남는 현금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출과 영업현금흐름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CAPEX 증가율이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현재의 대규모 투자가 본격적으로 회수되는 구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라클의 AI 스토리는 이미 상당 부분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AI 계약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가”보다 그 계약이 얼마나 높은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용어 간단 정리
RPO는 계약은 체결됐지만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금액입니다. 미래 매출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지만 계약 기간에 따라 실제 매출 인식 시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CAPEX는 데이터센터, 서버, GPU 등 장기간 사용하는 자산에 투입하는 설비투자 비용입니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CAPEX를 차감한 잉여현금흐름입니다. 기업이 실제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판단할 때 자주 활용됩니다.
※ 이 글은 Oracle의 공식 실적 발표 및 SEC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제가 직접 수치를 확인하고 계산한 개인적인 분석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니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자료 출처: Oracle Investor Relations, Oracle FY2027 Q1 Earnings Release, Oracle FY2026 Earnings Release, 미국 SEC 공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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